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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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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남않

사소한 습관, 그리고 액자

개빠 2021. 5. 10. 01:47


깔끔한 편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책상에 관해서는 왠지 집착이 생긴다.
책상엔 노트북,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 태블릿 거치대, 그리고 달력만 있어야 한다. 매일 쓰는 것들과 없어선 안 될 것들을 하나 둘 올려놓다 보니 필수품만 올려져 있는 깔끔한 책상이 되었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공부나 다른 업무를 할 때는 책이나 다른 것들을 올려놓는데, 작업이 모두 끝나면 아무리 힘들어도 필수로 있어야 하는 물건들을 제외하고 모두 제자리에 되돌려놓는다. 딱 그렇게만. 그렇지 않으면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시선이 가게 된다. 그리고 멀티탭은 침대 밑으로 숨겨놓고, 물을 마시던 텀블러는 닦아서 싱크대에 올려놓아야 한다.

가끔, 왜 이렇게까지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가지만 몸이 그냥 움직인다. 좋지만 좋지 않은 습관이다. 이제는 사소한 것들에 집착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요새 벽에 너무 허전한 느낌이 든다. 액자를 걸어놓고 싶다. 하지만 못을 벽에 박는다는 것은 몸에 타투를 하는 것과 같은 부담감이 든다. 액자가 마음에 안 들면?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는 이유로 제거한다면 그 못만 덩그러니 남아서 왠지 시선집중이 된다. 그래서 엽서와 포스터를 한두 개 붙여놨는데 그냥 액자를 걸어놓고 싶다.

반고흐의 roses and peonies 그림

어렸을 때 미술관에 갔다가 단순히 예뻐서 산 엽서인데, 아직까지 마음에 들어서 간직 중이다. 근데 좀 오래돼서 휘어졌다. 슬프다. 기회가 된다면 새 엽서로 바꾸고 싶다. 그런데 액자엔 팝아트나 패턴 종류를 걸고 싶다.

온전한 내 집이 생긴다면, 경제적으로 안정적으로 독립한다면 액자를 꼭 걸고싶다. 얼마나 걸릴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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