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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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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남않

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개빠 2023. 6. 7. 01:15

  세상에 싫은 것들이 너무 많은 나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난 내가 많은 것들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었고 그냥 싫은 것들 투성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기본만 지켰으면 했는데 그 기본의 기준이 너무 높은 걸까? 어렵다
정말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 영화 볼 때 조용히 하는 것,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떠들지 않는 것들이 어려운가? 정말 분노사회가 따로 없다..

  그리고 극한의 효율만 추구하는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결과가 상응되지 않는다면, 그 일이 달갑지 않아진다. 가성비가 떨어지는 행위가 너무 싫다.

예를 들어, 계란을 삶는다고 가정해 보자. 계란을 삶으려면 냄비에 물을 받아서 계란을 넣고, 기호에 맞게 타이머를 맞춰 삶는다.
삶은 이후 계란 껍질을 수월하게 까기 위해 바로 차가운 물에 옮긴다.
여섯 개를 삶았다고 가정하면, 여섯 개 모두 까야한다. 두 손을 모아 흰자가 벗겨지지 않게 까야한다. 이 짓을 여섯 번 반복한다.
계란을 다 깠다면 이제 계란껍질을 치워야 한다. 껍질을 한데 모아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렇게 총 20분의 시간이 흘렀다. (계란을 13분 삶았다고 했을 때)
맛은 어떨까? 그냥 삶은 계란맛이다. 싱겁다면 소금을 찾아서 덜어먹는다.
이렇게 나는 냄비, 계란을 담은 그릇, 소금 그릇의 설거지가 생긴다. 계란 껍질을 수월하게 까기 위해 사용했던 숟가락도 생겼다.
삶은 계란을 먹기 위해 쏟은 20분과 3분 분량의 설거지거리, 그리고 계란을 까느라 피곤해진 손가락들이 생겼다.
과연 삶은 계란이 23분의 시간과 까는 행위의 노력에 상응되는 가치가 있을까?
단백질 섭취가 주목적이라면 두부를 먹을 수도 있고, 두부가 싫다면 계란을 올리브오일에 후라이를 할 수도 있다.

계란후라이는 어떨까? 기존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살짝 두른 후 예열을 하고(약 30초) 계란을 까서 굽는다.
총 5분도 걸리지 않는데 맛은 특별히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은 그저 계란이다. 삶은 계란이 가져다주는 특별한 맛이 과연 18분이나 더 들여서 진행할 가치가 되는지 의구심이 든다.

비슷하게 깎아먹는 과일, 기름이 많이 튀는 육류와 생선등을 좋아하지 않는다. 음식분야에서는 저렇고 나머지는 이동시간에 대한 고찰과 인터넷쇼핑 등이 있다.
사실 이런 것들을 비교하고 따지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전혀 품지 않았었는데(모두들 그런 줄 알았으니까) 이런 행동들이 효율을 따지는 것이었다니. 정말 충격적이다.
가끔은 날씨가 좋아서 괜히 돌아가거나, 행동에 이유를 두지 않고 실행해보고 싶다. 혼자 여유 없게 살고 있는 걸까?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적절하게 일과 삶을 분리해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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