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너무나도 완벽한 하루였다.
일기를 쓸 때 사실나열만 주구장창 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네버더레스) 오늘은 사실만을 나열해야겠다.
7시 30분 기상에 딱 적당한 날씨를 느끼며 전철역에 도착하고 운 좋게 내 앞에 앉은 사람이 바로 일어나서 앉으며 갔다. 바쁘게 오전 수업을 마무리하고 선배의 다른 학과 친구와 셋이서 밥을 먹었다. 그분을 만나러 가는 길에 ‘그 애는 힘 빠진 게 매력’이라는 선배의 말을 듣고 나의 생존형 친화력을 발휘해 간단한 정보를 물어보고 호칭까지 정했다. 제일 무난하게 오빠라고 부르기로 했는데 같이 있던 선배가 놀리려고 스윗하게 @@오빠~~ 이러고 부르는데 진짜 둘이 사귀는 줄 알았다. 한두 번 해본 말투가 아닌데?
학식도 적당히 맛있었는데 반 밖에 못 먹었다. 약간 자존심 상한다.. 그렇게 조금 더 떠들다가 오케스트라 얘기가 나와 내 광기가 살짝 들어 날 때즈음 점심시간이 끝나 선배친구와는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수업까지 한 시간 남았길래 선배랑 뭐 할까 하다가 하늘도 파랗고 날이 너무 따뜻하길래 밖에 벤치에 앉아서 얘기했다. 바깥+떠듬 = 완벽
세시 반부터 하는 오후 수업에서는 팀 활동이었는데 다들 적극적인 주장은 하지 않지만 내 의견에 살을 붙여줘서 철저한 본인위주로 진행되길 원하는 나에겐 좋은 흐름이었다. 그리고 담당교수님과도 팀 활동 여쭤보면서 약간의 사담을 나누었는데 나중에 듣고 보니까 그 교수님은 대화를 간결하게 하고 사담은 거의 하지 않으시는 편이라고 했다. 아니 나한테 어제 마라탕 먹었다고 했는데
그렇게 다섯 시가 되고.. 사실 수업이 한 시간 더 있었는데 오케스트라를 위해 도망갔다. 근데 그 수업 교수님은 날 너무 잘 아시고..

날 애타게 찾으셨다한다. 없으면 전화하시는 분이라 무서워서 폰도 꺼놨다.
교수님 ㅈㅅㅈㅅ요 담부턴 열심히 들을게혀(사실 안 죄송함ㅋ)
이번 오케스트라는 운 좋게 초대권이 생겨서 서울 사는 선배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아산에서 예술의 전당까지 가며 옆에서 재잘댔다. 근데 그분은 내향형이라 옆에서 기빨렸을듯.. ㅈㅅㅈㅅ요(진짜죄송함)
그렇게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고 선배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라는 말을 남겼다. ㄹㅇㅋㅋ
그렇게 공연이 시작되고, 난 더할 나위 없이 멋진 공연이었는데 처음 보는 사람에겐 어떨까 기대반 걱정반 하며 후기를 들었다. 확실히 클라이맥스인 3,4악장이 특히 재미있었다고 한다. 내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좋았다고 한다. 내 표정 🥹이거 그 자체
이번 공연 이후 사인회가 있어서 나만 줄을 서는데 잠깐 기다려주길래 “같이 와줘서 고마워, 흔쾌히 수락해 줘서 고마워”등의 무한제리인사를 하니깐 색다른 경험 했다고 고맙다고 했다…. 나 정말 감동받았다……… 취미를 공유하는 일은 정말 멋진 일이다. 이 기회로 조금 더 친해진 것 같아 뿌듯했다.
🥹🥹🥹🥹🥹🥹🥹🥹x100
그렇게 내 차례가 되었고, 멀리서 봤던 지휘자 님을 가까이 보니까 너무 좋아서 입틀막 하고 준비했던 책자에 싸인 받았다. 아 정말 행복했어..
그리고 집 가는 데 오늘따라 m버스가 양재까지 좌석이 남길래 서초에서 양재까지 일반버스 타고 조금 걸어서 m버스로 갈아탔는데 둘이 통합 5분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버스에 탔다. 뭐지 이 운..? 오늘 하루를 완벽하게 장식하는 끝내주게 멋진 마무리였다.
멋진 목요일이었다.
'게으른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딱 일주일만 해보자 -(추가) (0) | 2023.04.12 |
---|---|
딱 일주일만 해보자 (2) | 2023.04.11 |
사진을 잘 안 찍는 사람의 일상은 건너뛰기가 많다. (7) | 2022.12.02 |
즐겁던 순간들 모아보기 (4) | 2022.10.22 |
슈퍼위크 (2) | 2022.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