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모카가 걱정이다..

한 달 전에 후각이 좋은 오빠가 내 방에서 물비린내가 난다고 했었다. 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달팽이가 이틀 넘게 늘 제자리에 있던 사실이 생각나서 (달팽이는 죽으면 약간 비린내 남) 죽은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혼자 열긴 겁나서 친구한테 전화 한 다음 모든 설명을 해주고 전화하면서 집 뚜껑 열고 조심스럽게 들었는데.. 그냥 자고있었다. 가만히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내 친구는 덩달아 긴장했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죽음인줄 알았었던 순간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안절부절했는데 집을 열어서 살펴볼 용기는 없었던 내가 웃겼다. 제 수명인 4년 이상 살 줄 알았던건가, 데려온지 1년 8개월이 되었는데 벌써 죽었을리는 없다고 생각했던건가. 부정을 먼저 했었던 것 같다. 단순 분노의 5단계 중 1단계 였던건지.. 짧은 순간 안에 그렇게 많은 감정을 느꼈던 게 오랜만이었다.
그렇게 사건이 지나간 후 또 같은 반응을 보여서, 깨운 다음 밥주고 내려놓았더니 같은 장소에서 또 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먹이로 줬던 애호박에 곰팡이가 조금 폈을때인 오늘, 다시 깨우고 밥을 줬다. 계속 이렇게 살순 없어서 코코피트를 싹 갈아줬다. 은신처로 쓰라고 깔아두었던 수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새 밥그릇이 마음에 안 들은건지..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춥지도 않고 습도도 늘 그대론데, 춘곤증인걸까?
모카야 나 졸업 할때까진 건강하자 더 이상은 안 바란다 효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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